이슈·특정계층 관심주제로 위장
랜섬웨어와 결합 APT공격 기승
보이스피싱도 급증… 피해 우려
랜섬웨어와 결합 APT공격 기승
보이스피싱도 급증… 피해 우려
그동안 주로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데 머물렀던 '피싱' 공격이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사용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사회적 이슈나 특정 계층의 관심을 끄는 주제로 위장한 사회공학적 '지능형 피싱'이 개인은 물론 기업까지 노리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피싱 사이트 차단 건수가 1만469건으로 2016년(4286건)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지난 4월까지 4119건에 달했다. 현재까지 상황만으로 올해도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하기 힘들지만 매달 차단 건수가 1000여 건에 달하면 작년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웹사이트와 함께 범죄자들이 대표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피싱 수단은 이메일이다. 보안관제업체 한 전문가는 "이메일을 통한 피싱은 과거부터 있었던 가장 전통적 사이버공격 방법으로, 피싱 절반 이상이 이메일을 매개로 한다"며 "랜섬웨어와 융합해 위력이 더 커지고, 특정 단체나 인물을 표적하는 APT(지능형지속위협) 공격에 최적화된 만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퍼스키랩은 최근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티켓 판매를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피싱 이메일이 유포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식적으로 1인당 1장만을 구매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 일부 티켓은 최대 10배 높은 가격에 나와 있다. 피해자들은 티켓 대금을 가로채이는 것은 물론 거래 과정에서 결제정보 같은 개인정보까지 유출될 수 있다. 이창훈 카스퍼스키랩코리아 대표는 "피싱 이메일을 통한 티켓 구매 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개인정보를 악용한 추가적인 금전 갈취까지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배송업체 페덱스를 사칭해 통관 세금을 납부하라는 이메일도 유포되고 있다. 하우리에 따르면 해당 이메일은 '수입세금 납부마감 안내'라는 제목과 '세금납부서'라는 첨부 파일로 발송된다. 본문은 한국어로 기한 내에 통관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안내하며 첨부 파일을 확인하도록 유도한다. 첨부 파일은 매크로가 포함된 엑셀 파일로 실행 시 악성코드를 다운로드해 실행한 PC를 감염시킨다.
'피고인 소환장 통지서'를 사칭한 이메일도 주의해야 한다. 랜섬웨어가 숨겨진 이 피싱 메일들은 수신자를 속여 악성 URL로 연결시킨다. 박서현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 연구원은 "현재 고소를 당한 상태의 메일 수신자들이 메일에 첨부된 URL 링크를 클릭해서 소환 관련 정보 지침을 확인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입사지원서 이메일도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구직자의 입사지원서를 위장한 악성 이메일이 급속도로 유포돼, 랜섬웨어 감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게 ESRC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최근 국내외 대기업을 노린 이메일 피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실제 IBM은 올해 들어 포춘 500대 기업을 표적으로 한 피싱 이메일을 통해 무역 대금을 가로채는 사례가 증가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메일, 메신저, SNS(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반의 피싱과 연계된 보이스피싱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2만4259건을 기록했다. 2016년과 비교해 42.4%(7219건) 증가한 수치다. 피해액도 1468억원에서 2470억원으로 68.3%(1002억) 급증했다. 관련 조직들은 과거와 달리 세대와 성별에 따라 세밀하게 접근하고, 조선족 말투가 아닌 전문성 있는 언어로 무장했다고 경찰 측은 설명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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